우현(雨絃)환상곡 공광규 빗줄기는 하늘에서 땅으로 이어진 현(絃)이어서 나뭇잎은 수만 개 건반이어서 바람은 손이 안 보이는 연주가여서 간판을 단 건물도 고양이도 웅크려 귀를 세웠는데 가끔 천공을 헤매며 흙 입술로 부는 휘파람 소리 화초들은 몸이 젖어서 아무데나 쓰러지고 수목들은 물웅덩이에 발을 담그고 비바람을 종교처럼 모시며 휘어지는데 오늘은 나도 종교 같은 분에게 젖어 있는데 이 몸에 우주가 헌정하는 우현환상곡. * 2019년 6월 18일 화요일입니다. 밤새 요란한 천둥번개와 비가 내렸네요. 외출하실 때 우산 챙기시고 건강한 하루 되세요. 홍승환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