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를 향하여 임영조 다시 받는다 서설처럼 차고 빛부신 희망의 백지 한 장 누구나 공평하게 새로 받는다 이 순백의 반듯한 여백 위에 무엇이든 시작하면 잘될 것 같아 가슴 설레는 시험지 한 장 절대로 여벌은 없다 나는 또 무엇부터 적을까? 소학교 운동회날 억지로 스타트 라인에 선 아이처럼 도무지 난감하고 두렵다 이번만은 기필코 인생에 대하여 행복에 대하여 건강에 대하여 몇 번씩 고쳐 쓰는 답안지 그러나 정답은 없다 그렇다면 나는 지금 재수인가? 삼수인가? 아니면 영원한 미지수인가? 문득 내 나이가 무겁다 창문 밖 늙은 감나무 위엔 새 조끼를 입고 온 까치 한 쌍 까작까작 안부를 묻는다. 내내 소식 없던 친구의 연하장처럼 근하 신년! 해피 뉴 이어! * 2021년 12월 31일 금요일 한 해의 마지막 날입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