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의 시 한 편_좋은글, 일기

배경이 되다 _ 천양희

시 쓰는 마케터 2023. 5. 23. 08:04

 

 

 

배경이 되다

 

                           천양희

 

 

새벽이 언제 올 지 몰라 모든 문 다 열어놓는다고

그가 말했을 때

꿈꿀 수 있다면 아직 살아 있는 것이라고

내가 말했다

 

나에게만 중요한 게 무슨 의미냐고

내가 말했을 때

어둠을 물리치려고 애쓴다고

그가 말했다

 

생각의 끝은 늘 단애라고

그가 말했을 때

꽃은 나무의 상부에 피는 것이라고

내가 말했다

 

세상에 무늬가 없는 돌은 없다고

내가 말했을 때

나이테 없는 나무는 없다고

그가 말했다

 

바람이 고요하면 물결도 편안하다고

그가 말했을 때

산은 강을 넘지 못한다고

내가 말했다

 

더 이상 할 말이 없을 때

우리는 서로의 배경이 되었다

 

 

* 2023년 5월 23일 화요일입니다.

때로는 배경으로 인해 주인공이 더 돋보이게 됩니다.

멋진 배경의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