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의 시 한 편_좋은글, 일기

하루만의 위안 _ 조병화

시 쓰는 마케터 2018. 2. 8. 10:01




하루만의 위안

                                조병화


잊어버려야만 한다.
진정 잊어버려야만 한다.
오고 가는 먼 길가에서
인사 없이 헤어진 지금은 누구던가
그 사람으로 잊어버려야만 한다.

온 생명은 모두 흘러가는 데 있고
흘러가는 한 줄기 속에
나도 또 하나 작은
비둘기 가슴을 비벼 대며 밀려 가야만 한다.

눈을 감으면
나와 가까운 어느 자리에
싸리꽃이 마구 핀 잔디밭이 있어
잔디밭에 누워
마지막 하늘을 바라보는 내 그 날이 온다.

그 날이 있어 나는 살고
그 날을 위하여 바쳐 온 마지막 내 소리를 생각한다.

그 날이 오면
잊어버려야만 한다.
진정 잊어버려야만 한다.

오고 가는 먼 길가에서
인사 없이 헤어진 시방은 누구던가
그 사람으로 잊어버려야만 한다.



* 2018년 2월 8일 목요일입니다.

좋은 말은 좋은 옷보다 더 따뜻한 법입니다.

주변에 따뜻함을 전하는 하루 되세요.


홍승환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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