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의 시 한 편_좋은글, 일기

가을은 칵테일 한 잔 같다 _ 최옥

마음은 늘 어린 아해 2025. 11. 18. 07:35

 

 

 

가을은 칵테일 한 잔 같다

                                         최옥


가을은 칵테일 한 잔 같다
핑크레이디 아니아니
정열의 키스
그 붉은 입술에 닿아
한 잎 낙엽으로 부서져
바람 속에 섞이고 싶다

나무는
추억의 일력을 떼어내며
가고 오는 것들의
무게를 생각한다
늘 똑같은 무게로 산다면
얼마나 좋으랴 흔들릴 때마다
몸서리치는 나무 밑에
쌓이는 모든 것들의 가벼움

가을은 혼자, 혹은 누군가와 함께
마시는 칵테일 한 잔 같다
섞이지 않고서는 견딜 수 없는,
또한 결코 섞일 수 없는
무방비의 날들
그 곳에서 나를 찾는다
이 가을의 어느 날

 

 

* 2025년 11월 18일 화요일입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는 법입니다.

뭐라도 해보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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