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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어두워지지 않는다 _ 강영환

아침의 시 한 편_좋은글, 일기

by 시 쓰는 마케터 2019. 11. 21.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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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어두워지지 않는다.

 

                             강영환



유리창으로 들어온 햇살이
책꽂이의 책들을 바래게 한다
햇살 아래 바래지 않는 책은 없다
열려진 책이거나 전혀
열려지지 않는 책이거나 햇살은
상관하지 않고 그것들을 조금씩 앗아간다

유리창으로 들어온 어둠이
책꽂이의 책들을 덮을 때에도 책은
어두워지거나 갑갑해하지 않는다
책을 열던 주름 투성이 손이 세상을 뜬 뒤에도
말없는 침묵으로 자리를 지키던 책들
책은 아파하거나 슬퍼하지 않는다

책꽂이에 가만히 꽂혀 있어도
손때 묻어 너덜너덜 헤어져도 결코
기다림의 모습을 끝내지 않는다
책꽂이의 책들은 어쩌면
유리창으로 들어온 햇살을 바래게 하는지도
모른다 어쩌면 아, 어쩌면

 

 

* 2019년 11월 21일 목요일입니다.

모든 것을 경험할 수 없기에 책이라는 사물이 중요합니다.

하루에 한 페이지라도 책을 읽어야겠습니다.

 

홍승환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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