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oetry 94

수리봉 _ 전동균

수리봉 전동균 새 한 마리 날지 않는다수리봉, 눈과 얼음에뒤덮인 암벽들 오체 투지하듯 몸을한 껏 낮추면암벽 사이에 숨은 길이 보이고 마음 속에 오래된 빈 집들은 조등을 켜 내건다그 희미한 빛을 따라차라리 눈을 감고 오른다 우지끈, 생나뭇가지 부러지는 소리골짜기로 쏟아지는눈더미에봉우리는 더욱 높아지고이 겨울 누가얼지 않는 샘물을 퍼올리고 있는지살을 찌르며 푸르게 반짝이는침엽의 바람, 능선을 휘어돌아, 내 몸이길이 되어 부서질 때또다시 퍼붓는 눈발에산은 마침내감추었던 제 모습을 드러낸다 * 2026년 3월 26일 목요일입니다.남을 변화시키는 것보다는 본인이 변하는 게 훨씬 쉽습니다.할 수 있는 것들을 실천하는 하루 되세요. 홍승환 드림 ===============..

해마다 봄이 되면 _ 조병화

해마다 봄이 되면 조병화 해마다 봄이 되면어린 시절 그 분의 말씀항상 봄처럼 부지런해라땅 속에서, 땅 위에서,공중에서생명을 만드는 쉼 없는 작업,지금 내가 어린 벗에게 다시 하는 말이항상 봄처럼 부지런해라해마다 봄이 되면어린 시절 그 분의 말씀항상 봄처럼 꿈을 지녀라보이는 곳에서보이지 않는 곳에서생명을 생명답게 키우는 꿈.봄은 피어나는 가슴.지금 내가 어린 벗에게 다시 하는 말이항상 봄처럼 꿈을 지녀라오, 해마다 봄이 되면어린시절 그 분의 말씀항상 봄처럼 새로워라.나뭇가지에서, 물위에서, 둑에서솟는 대지의 눈.지금 내가 어린벗에게 다시 하는 말이항상 봄처럼 새로워라. * 2026년 3월 25 수요일입니다.새로움이 없다면 발전할 수 없습니다.봄의 기운을..

봄과 같은 사람 _ 이해인

봄과 같은 사람 이해인 봄과 같은 사람이란 어떤 사람일까생각해 본다.그는 아마도늘 희망하는 사람,기뻐하는 사람,따뜻한 사람,친절한 사람,명랑한 사람,온유한 사람,생명을 소중히 여기는 사람,고마워할 줄 아는 사람,창조적인 사람,긍정적인 사람일게다.자신의 처지를 원망하고불평하기 전에우선 그 안에 해야 할 바를최선의 성실로 수행하는 사람,어려움 속에서도희망과 용기를 새롭히며나아가는 사람이다. * 2026년 3월 20일 금요일입니다.함께 있는 이들에게 힘을 주는 사람들이 있습니다.봄과 같은 사람으로 웃으면서 남을 배려하는 하루 되세요. 홍승환 드림 ======================================== A Person Like Spring ..

장미의 저녁 _ 이윤정

장미의 저녁 이윤정 장미는 우리에게 저녁을 보여 준다안쪽엔 낯선 햇살이 있다낯선 향기를 한 장씩 꺼내 준다 장미는 우리에게 입맞춤을 던진다한 잎 두 잎 던지는 진한 입맞춤으로저녁을 건네준다 내가 만나는 장미와 장미 사이로저녁이 지나간다장미와 장미 사이를 들여다보며 사람들이 걸어간다 내가 보는 장미와 장미가 보는 나 사이하나 되는 순간에 저녁은 지나간다 기울어져 가는 저녁 사이로장미가 핀다당신으로 하여 저녁이 붉어지는장미는 내일도 저녁을 들고 올까나의 장미는 당신이 들고 오는 저녁이다. * 2026년 3월 19일 목요일입니다.언제부터인가 나만의 저녁 시간이 짧아졌습니다.오늘은 휴식과 재충전할 수 있는 저녁 시간을 가져보세요. 홍승환 드림 ==========..

봄 _ 윤동주

봄 윤동주 봄이 혈관 속에 시내처럼 흘러돌, 돌, 시내 차가운 언덕에개나리 진달래 노오란 배추꽃삼동을 참아온 나는풀포기처럼 피어난다즐거운 종달새야어느 이랑에서나 즐거웁게 솟쳐라푸르른 하늘은아른, 아른, 높기도 한데. * 2026년 3월 18일 수요일입니다.봄비가 내리는 쌀쌀한 아침입니다.계절의 변화를 느껴보는 하루 되세요. 홍승환 드림 ========================== Spring Yun Dong-ju Spring flows like a stream within my veins,On the cold hillside where the brook ripples, dol, dol.Forsythi..

봄은 고양이로다 _ 이장희

봄은 고양이로다 이장희 꽃가루와 같이 부드러운 고양이의 털에고운 봄의 향기가 어리우도다. 금방울과 같이 호동그란 고양이의 눈에미친 봄의 불꽃이 흐르도다. 고요히 다물은 고양이의 입술에포근한 봄 졸음이 떠돌아라. 날카롭게 쭉 뻗은 고양이의 수염에푸른 봄의 생기가 뛰놀아라. * 2026년 3월 17일 화요일입니다.만물이 새로 시작되는 봄이 오고 있습니다.생기 넘치는 하루 되세요. 홍승환 드림 =============================== Spring is a Cat Lee Jang-hee Upon the cat’s fur, soft as pollen,The delicate ..

허공이 키우는 나무 - 김완하

허공이 키우는 나무 김완하 새들의 가슴을 밟고나뭇잎은 진다 허공의 벼랑을 타고새들이 날아간 후, 또 하나의 허공이 열리고그 곳을 따라서나뭇잎은 날아간다 허공을 열어보니나뭇잎이 쌓여 있다 새들이 날아간 쪽으로나뭇가지는,창을 연다 * 2026년 3월 16일 월요일입니다.점점 봄기운이 완연해지고 있습니다.새로운 기운을 받는 하루 되세요. 홍승환 드림 ========================= The Tree Raised by the Void Kim Wan-ha Treading upon the hearts of birds,The leaves fal..

아름다운 모퉁이에 관하여 _ 김영남

아름다운 모퉁이에 관하여 김영남 모퉁이가 아름다운 건물을 보면사람도 모름지기 모퉁이가 아름다워야아름다운입체물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향기로운내부를 가질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모퉁이가 둥근 말, 모퉁이가 귀여운 사랑이들에게는한결같이 모난 부분을 둥그렇게 구부린 흔적이바라보는 사람을 황홀하게 한다.나는 이 아름다운 옆구리를 한번 돌아가보면서모퉁이란 함부로 다루어서는 안 될건물의 중요한 한 분야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내부까지 품위 있게 해주는의식의 요긴한 한 얼굴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모퉁이를 가꾸는 사람들......경제학적으로 검토하면 비효율적 투자이겠지만모두가 모퉁이를 가꾸지 않는다면우리들은 또 어디를 돌아가보고 살아..

길이 끝난 곳 _ 도종환

길이 끝난 곳 도종환 여기가 끝이 아니다걸어온 길을자꾸 뒤돌아보지 마라네가 서 있는 그곳끝난 그곳에서더 큰 세상이 열린다바다가 시작되는 모든 곳은길이 끝난 곳이다새로운 날은어제까지 살아온 날이끝난 곳에서 시작한다똑바로 응시하라망망한 곳을광활하고 막막한 저 깊은 곳에물길을 내며두려움의 바다를 건너간사람들이 있다거칠게 몰아치는 바람과 파도 너머에새로운 날들이 기다리고 있다는 믿음을버리지 않았다여기가 끝이 아니다하나의 길을 버려서하나의 길을 얻는 것이다 * 2026년 3월 12일 목요일입니다.길이 끝나는 곳이 새로운 길이 시작되는 곳입니다.믿음을 갖고 나아가는 하루 되세요. 홍승환 드림 =================================== Where..

그냥 둔다 _ 이성선

그냥 둔다 이성선 마당의 잡초도그냥 둔다. 잡초 위에 누운 벌레도그냥 둔다. 벌레 위에 겹으로 누운산 능선도 그냥 둔다. 거기 잠시 머물러무슨 말을 건네고 있는 내 눈길도 그냥 둔다. * 2026년 3월 11일 수요일입니다.자연 그대로의 상태가 가장 좋을 수 있습니다.오늘은 그냥 두고 보는 하루 되세요. 홍승환 드림 ================================ I Just Let It Be Lee Seong-seon Even the weeds in the yard,I just let them be. Even the bug lying on the we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