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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를 기다리는 동안 _ 황지우

아침의 시 한 편_좋은글, 일기

by 시 쓰는 마케터 2021. 1. 27.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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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를 기다리는 동안

 

                             황지우

 

 

네가 오기로 한 그 자리에
내가 미리 가 너를 기다리는 동안
다가 오는 모든 발자국은
내가슴에 쿵쿵거린다.

바스락 거리는 나뭇잎 하나도 다 내게 온다.

기다려본 적이 있는 사람은 안다.
세상에서 기다리는 일처럼 가슴 애리는 일 있을까.

네가 오기로 한 그 자리, 내가 미리 와 있는 이곳에서
문을 열고 들어오는 모든 사람이
너였다가
너였다가, 너일 것이었다가
다시 문이 닫힌다.

 

사랑하는 이여
오지 않는 너를 기다리며
마침내 나는 너에게 간다.

아주 먼데서 나는 너에게 가고
아주 오랜 세월을 다하여 지금 오고 있다.

아주 먼데서 지금 천천히 오고 있는 너를
너를 기다리는 동안 나도 가고 있다.

남들이 열고 들어오는 문을 통해
내 가슴에 쿵쿵거리는 모든 발자국 따라
너를 기다리는 동안 나는 너에게 가고 있다.

 

 

* 2021년 1월 27일 수요일입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안 될 때는 잠시 잊고 무시하는 게 상책입니다.

기다리는 즐거움을 느껴보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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