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굽이 돌아가는 길 _ 박노해

아침의 시 한 편_좋은글, 일기

by 시 쓰는 마케터 2021. 4. 8. 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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굽이 돌아가는 길

 

                             박노해

 

 

올곧게 뻗은 나무들보다는
휘어 자란 소나무가 더 멋있습니다
똑바로 흘러가는 물줄기보다는
휘청 굽이친 강줄기가 더 정답습니다
일직선으로 뚫린 빠른 길보다는
산 따라 물 따라 가는 길이 더 아름답습니다

곧은 길 끊어져 길이 없다고
주저앉지 마십시오
돌아서지 마십시오
삶은 가는 것입니다
그래도 가는 것입니다
우리가 살아 있다는 건

아직도 가야 할 길이 있다는 것

곧은 길만이 길이 아닙니다
빛나는 길만이 길이 아닙니다
굽이 돌아가는 길이 멀고 쓰라릴지라도
그래서 더 깊어지고 환해져 오는 길
서둘지 말고 가는 것입니다
서로가 길이 되어 가는 것입니다
생을 두고 끝까지 가는 것입니다

 

 

* 2021년 4월 8일 목요일입니다.

천천히 가야 보이는 것들이 있는 법입니다.

속도를 늦춰 좀 더 자세히 들여보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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