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의 시 한 편_좋은글, 일기

무엇을 쓸까 _ 오세영

시 쓰는 마케터 2021. 5. 13. 09:04

 

 

무엇을 쓸까

 

                        오세영



무엇을 쓸까
탁자에 배부된 답지는
텅 비어 있다

전 시간의 과목은 ˝진실˝
절반도 채 메꾸지 못했는데
종이 울렸다

이 시간의 과목은 ˝사랑˝
그 많은 교과서와 참고서도
이제는 소용이 없다

맨 손엔 잉크가 마른 만년필
하나,
그 만년필을 붙들고
무엇을 쓸까
망설이는 기억의 저편에서
흔들리는 눈빛

벌써 시간은 절반이 흘렀는데
답지는 아직도 순백이다.
인생이란 한 장의 시험지,
무엇을 쓸까

그 많은 시간을 덧없이 보내고
치르는 시험은 항상
당일치기다

 

 

* 2021년 5월 13일 목요일입니다.

인생을 연필로 쓰고 맘에 안 들면 지웠다 다시 쓸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인생의 빈 페이지를 신중하게 때론 과감하게 써 내려가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