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의 시 한 편_좋은글, 일기

돌멩이 하나 _ 김남주

시 쓰는 마케터 2021. 12. 17. 08:31

 

 

돌멩이 하나

 

                          김남주



하늘과 땅 사이에
바람 한 점 없고 답답하여라
숨이 막히고 가슴이 미어지던 날
친구와 나 제방을 걸으며
돌멩이 하나 되자고 했다
강물 위에 파문 하나 자그맣게 내고
이내 가라앉고 말
그런 돌멩이 하나

날 저물어 캄캄한 밤
친구와 나 밤길을 걸으며
불씨 하나 되자고 했다
풀밭에서 개똥벌레쯤으로나 깜박이다가
새날이 오면 금세 사라지고 말
그런 불씨 하나

그때 나 묻지 않았다 친구에게
돌에 실릴 역사의 무게 그 얼마일 거냐고
그때 나 묻지 않았다 친구에게
불이 밀어낼 어둠의 영역 그 얼마일 거냐고
죽음 하나 같이할 벗 하나 있음에
나 그것으로 자랑스러웠다

 

 

* 2021년 12월 17일 금요일입니다.

어떤 돌멩이 하나는 역사를 바꾸기도 하죠.

한 주 마무리 잘 하시고 편안한 주말 되세요.

 

홍승환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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