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1 15

가을의 향기 _ 김현승

가을의 향기                             김현승남쪽에선과수원에 임금(林檎)이 익는 냄새서쪽에선 노을이 타는 내음산 위엔 마른 풀의 향기들가엔 장미들이 시드는 향기당신에겐 떠나는 향기내게는 눈물과 같은 술의 향기모든 육체는 가고 말아도풍성한 향기의 이름으로 남는상하고 아름다운 것들이여높고 깊은 하늘과 같은 것들이여* 2024년 11월 7일 목요일입니다.다른 사람을 바꾸는 것보다는 본인을 바꾸는 게 쉽습니다.스스로 먼저 바꿔보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홍승환 드림

가을의 노래 _ 유자효

가을의 노래                             유자효  잃을 줄 알게 하소서가짐보다도더 소중한 것이잃음인 것을 이 가을뚝뚝 지는낙과의 지혜로은혜로이 베푸소서 떠날 줄 알게 하소서머무름보다더 빛나는 것이떠남인 것을 이 저문 들녘철새들이 남겨둔보금자리가약속의 훈장이 되게 하소서  * 2024년 11월 6일 수요일입니다.언제나 현재에 집중할 수 있다면 반드시 행복해집니다.집중하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우리들 사이 _ 신달자

우리들 사이                            신달자  말은 시시해졌다글은 실증이 났지당신에게 감격을 줄내겐 아무것도 없다충격을 줄 혹은받을 아픔도 남아 있지 않다밤엔 붉고낮에는 하얀 평범한 달그것이 큰 바위라는 것을이젠 훤히 알아매력이 없어서 그저 그런 달밤 12시에 흘리는나의 눈물은 우스워졌다잘 기억 할 수 없는첫날의 우리 두 눈의 불꽃그 빛을 흉내낼 수 없다지금며칠을 몸숨겨새롭게 당신을 그리워 하고 싶다손바닥 위에 마주 서서도무지 잘 보이지 않는 우리나 혼자 뛰어내려우러러 당신을 생각하고 싶다  * 2024년 11월 5일 화요일입니다.진심을 다하면 알아주기 마련입니다.최선을 다하는 하루 되세요. 홍승환 드림

가을 그리고 풀꽃 _ 김지향

가을 그리고 풀꽃                                 김지향  도심지에서는몸이 가루가 되어 날리는 햇빛변두리에 와서 성한 몸이 된다 뜨겁게 살아도가루가 되지 않는 법을뜨겁게 배우는 변두리의 풀꽃들약하고 작은 변두리 풀꽃 속에살고 있는 굵은 힘줄을불붙이는 법을가을의 햇빛에게 배운 풀꽃은죽도록 떠나지 않는 가을을 갖고 싶어늙지도 않는다  * 2024년 11월 4일 월요일입니다.모두를 만족시키는 선택은 없는 법입니다.자신을 위한 선택을 하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11월 _ 이외수

11월                               이외수  세상은 저물어 길을 지운다나무들 한 겹씩 마음 비우고초연히 겨울로 떠나는 모습독약 같은 사랑도 문을 닫는다 인간사 모두가 고해이거늘바람도 어디로 가자고내 등을 떠미는가 상처 깊은 눈몰도 은혜로운데아직도 지울 수 없는 이름들 서쪽 하늘에 걸려젖는 별빛으로 흔들리는 11월  * 2024년 11월 1일 금요일입니다.학습의 가장 큰 장애물은 이미 다 알고 있다는 착각입니다.모르는 걸 인정하는 하루 되세요. 홍승환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