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봄이여 임영준 이젠 말라붙은 껍질을 뚫고나오는 헤실거리는 떡잎 같은 추억일랑 가차 없이 묻어버리자 경춘선 열차에서 강변 어느 민박집 마당에서 봄 뿌리까지 짜내던 젊은 합창일랑 흘러가는 대로 흘려버리자 굶주린 그네들의 몸부림도 물안개처럼 모호하게 번져버렸겠지 밤새 지피던 모닥불에 활활 타오르고 말았겠지 한때 냉엄한 바람만 피하면 다 되는 줄 알았는데 어느덧 달콤한 손길마저 뿌리치게 되었는가 더 이상 눈 돌릴 수 없는 봄, 봄이여 * 2018년 4월 3일 화요일입니다.평화와 인권에 대한 사건인 제주 4.3 항쟁 70주년입니다.역사 속에서 이름없이 스러져 간 수많은 희생자들의 넋을 기립니다. 홍승환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