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가을 문정희 나의 신은 나입니다. 이 가을날 내가 가진 모든 언어로 내가 나의 신입니다 별과 별 사이 너와 나 사이 가을이 왔습니다 맨 처음 신이 가지고 온 검으로 자르고 잘라서 모든 것은 홀로 빛납니다. 저 낱낱이 하나인 잎들 저 자유로이 홀로 인 새들 저 잎과 저 새를 언어로 옮기는 일이 시를 쓰는 일이, 이 가을 산을 옮기는 일만큼 힘이 듭니다 저 하나로 완성입니다. 새, 별, 꽃, 잎, 산, 옷, 밥, 집, 땅, 피, 몸, 물, 불, 꿈, 섬 그리고 너, 나 이미 한편의 시입니다 비로소 내가 나의 신입니다. 이 가을날 * 2023년 11월 6일 월요일입니다. 가을비가 요란하게 내리는 아침입니다. 새로운 한 주 힘차게 출발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