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을 수 없는 존재의 무거움 백창우 나 정말 가벼웠으면 좋겠다 나비처럼, 딱새의 고운 깃털처럼 가벼워져 모든 길 위를 소리없이 날아다녔으면 좋겠다 내 안에 뭐가 있기에 나는 이렇게 무거운가 버릴 것 다 버리고 나면 잊을 것 다 잊고 나면 나 가벼워질까 아무 때나 혼자 길을 나설 수 있을까 사는 게 고단하다 내가 무겁기 때문이다 내가 한 걸음 내딛으면 세상은 두 걸음 달아난다 부지런히 달려가도 따라잡지 못한다 나 정말 가벼웠으면 좋겠다 안개처럼, 바람의 낮은 노래처럼 가벼워져 길이 끝나는 데까지 가 봤으면 좋겠다 * 2021년 4월 14일 수요일입니다. 밀란 쿤데라의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을 오마쥬한 시네요. 가벼움을 실천하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