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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을 수 없는 존재의 무거움 _ 백창우

아침의 시 한 편_좋은글, 일기

by 시 쓰는 마케터 2021. 4. 14.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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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을 수 없는 존재의 무거움

 

                                      백창우

 

 

나 정말 가벼웠으면 좋겠다

나비처럼, 딱새의 고운 깃털처럼 가벼워져

모든 길 위를 소리없이 날아다녔으면 좋겠다

 

내 안에 뭐가 있기에

나는 이렇게 무거운가

버릴 것 다 버리고 나면

잊을 것 다 잊고 나면

나 가벼워질까

아무 때나 혼자 길을 나설 수 있을까

 

사는 게 고단하다

내가 무겁기 때문이다

내가 한 걸음 내딛으면 세상은 두 걸음 달아난다

부지런히 달려가도 따라잡지 못한다

 

나 정말 가벼웠으면 좋겠다

안개처럼, 바람의 낮은 노래처럼 가벼워져

길이 끝나는 데까지 가 봤으면 좋겠다

 

 

* 2021년 4월 14일 수요일입니다.

밀란 쿤데라의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을 오마쥬한 시네요.

가벼움을 실천하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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