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을이 묻어 왔습니다
미상
길가에 차례없이
어우러진 풀잎들 위에
새벽녘에 몰래 내린 이슬 따라 가을이 묻어 왔습니다.
선풍기를 돌려도 겨우
잠들 수 있었던 짧은 여름밤의
못다한 이야기가 저리도 많은데
아침이면
창문을 닫아야 하는 선선한
바람 따라 가을이 묻어 왔습니다.
눈을 감아도 눈을 떠도
숨이 막히던 더위와 세상의 끝날이라도 될 것 같던
그리도 쉼 없이 퍼붓던 소나기에
다시는
가을 같은 것은 없을 줄 알았는데
밤인 줄도 모르고 처량하게 울어대는
가로수의 매미소리 따라 가을이 묻어 왔습니다.
상큼하게 높아진 하늘 따라
가을이 묻어 왔습니다.
이왕 묻어온 가을이라면
촛불 밝히고 밤새 읽을 한 권의 책과
눈빛으로 마주해도 마음 읽어낼
열무김치에
된장찌개 넣어 비벼먹어도 행복한
그리운 사람이 함께 할 가을이면 좋겠습니다.
* 2022년 9월 27일 화요일입니다.
상식적이지 못한 행동은 결국 화를 불러오는 법입니다.
보편타당한 행동을 하는 하루 되세요.
홍승환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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