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소리를 듣는다
천상병
밤중에 깨어나
빗소리를 들으면
환히
열리는 문이 있다
산만하게 살아온 내 인생을
가지런히 빗어주는 빗소리
현실도 꿈도 아닌
진공의 상태가 되어
빗소리를 듣는다
빗소리를 듣는다는 것은
얼마나 반가운 일이냐
눈을 감으면
넓어지는 세계의 끝이 되기도 하는
빗소리
이 순간의 느낌을 뭐라고 표현할까
빗소리를 듣는다
* 2023년 4월 5일 수요일입니다.
며칠만 더 일찍 비가 왔더라면 좋았을 텐데 말이죠.
더 이상의 산불 피해가 없었으면 합니다.
홍승환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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