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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 _ 서안나

아침의 시 한 편_좋은글, 일기

by 시 쓰는 마케터 2023. 6. 27. 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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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안나

 

 

등이 가려울 때가 있다

시원하게 긁고 싶지만 손이 닿지 않는 곳

그곳은 내 몸에서 가장 반대편에 있는 곳

신은 내 몸에 내가 결코 닿을 수 없는 곳을 만드셨다

삶은 종종 그런 것이다

지척에 두고서도 닿지 못한다

나의 처음과 끝을 한눈으로 보지 못한다

앞모습만 볼 수 있는 두 개의 어두운 눈으로

나의 세상은 재단되었다

손바닥 하나로는 다 쓸어주지 못하는

우주처럼 넓은 내 몸 뒤편엔

입도 없고 팔과 다리도 없는

눈먼 내가 살고 있다

나의 배후에는

나의 정면과 한 번도 마주 보지 못하는

내가 살고 있다

 

 

* 2023년 6월 27일 화요일입니다.

무엇이든 해결하려면 먼저 움직여야 합니다.

하기 싫은 것들을 시작하는 하루 되세요.

 

홍승환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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