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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_ 천상병

아침의 시 한 편_좋은글, 일기

by 시 쓰는 마케터 2018. 2. 2.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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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상병

 

 

외롭게 살다 외롭게 죽을,
내 영혼의 빈 터에
새날이 와, 새가 울고 꽃잎 필 때는 
내가 죽는 날
그 다음 날

산다는 것과
아름다운 것과
사랑한다는 것과의 노래가
한창인 때에
나는 도랑과 나무가지에 앉은
한 마리 새

정감에 그득찬 계절
슬픔과 기쁨의 주일,
알고 모르고 잊고 하는 사이에
새여 너는 
낡은 목청을 뽑아라

살아서
좋은 일도 있었다고
나쁜 일도 있었다고
그렇게 우는 한 마리 새



* 2018년 2월 2일 금요일입니다.

이번 주 일요일이 입춘이네요. ㅎ

모두모두 입춘대길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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