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의 시 한 편_좋은글, 일기

햇빛 통조림 _ 안효희

시 쓰는 마케터 2023. 7. 7. 08:51

 

 

햇빛 통조림

 

                        안효희

 

 

금정산성 남문 마을 내린 햇살이

참새 떼로 조잘거리는

햇살, 햇살 내 몸에 담는다

 

덜컹거리던 겨울, 풀잎 아래 묻고는

뭍으로 올라온 인어처럼 눕는다 길게

 

파릇파릇 오후가 쿡쿡 옆구리를 찌르자

바늘 같은, 유리 조각 같은 것 쑥쑥 빠져 나온다

 

발가락에서 발가락으로

배꼽에서 배꼽으로 퍼지는 간지러움

나른해지는 느낌표 같은 힘빼기!

 

봄은 경운기를 타고 들길을 돌고

온 몸 졸음으로 말랑말랑해지는 나는

 

햇빛, 햇빛 통조림!

 

 

* 2023년 7월 7일 금요일입니다.

필요한 것들을 뭐든지 넣을 수 있는 통조림이 있으면 좋겠습니다.

한 주 마무리 잘 하시고 편안한 주말 되세요.

 

홍승환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