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냄비의 얼굴은 반짝인다 _ 송유미

아침의 시 한 편_좋은글, 일기

by 시 쓰는 마케터 2023. 8. 3.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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냄비의 얼굴은 반짝인다

 

                                        송유미

 

 

누룽지가 붙어서 좀처럼 씻어지지 않는 솥을 씻는다

미움이 마음에 눌어 붙으면

이처럼 닦아내기 어려울까

닦으면 닦을수록 윤이 나는 주전자를 보면서

씻으면 씻을수록 반짝이는 찻잔을 보면서

영혼도 이와 같이 닦으면 닦을수록

윤이 나게 할 수는 없는 일일까 생각해 보는 것이다

그릇은 한 번만 써도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뼈 속까지 씻으려 들면서

세상을 수십 년을 살면서도

마음 한 번 비우지 못해

청청히 흐르는 물을 보아도

때묻은 정(情)을 씻을 수가 없구나

남의 티는 그리도 잘 보면서도

제 가슴 하나 헹구지도 못하면서

오늘도 아침저녁을 종종걸음치며

죄 없는 냄비의 얼굴만

닦고 닦는 것이다

 

 

* 2023년 8월 3일 목요일입니다.

무릇 리더는 자신에게 엄격하고 남에게 관대해야 합니다.

다른 이를 보듬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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