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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길 _ 김광규

아침의 시 한 편_좋은글, 일기

by 시 쓰는 마케터 2023. 8. 1. 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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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길

 

                    김광규

 

 

언젠가 왔던 길을 누가

물보다 잘 기억하겠나

아무리 재주껏 가리고

깊숙이 숨겨 놓아도

물은

어김없이 찾아와

자기의 몸을 담아 보고

자기의 깊이를 주장하느니

여보게

억지로 막으려 하지 말게

제 가는 대로 꾸불꾸불 넓고 깊게

물길 터 주면

고인 곳마다 시원하고

흐를 때는 아름다운 것을

물과 함께 아니라면 어떻게

먼 길을 갈 수 있겠나

누가 혼자 살 수 있겠나

 

 

* 2023년 8월 1일 화요일입니다.

흐르는대로 가는 게 가장 자연스럽습니다.

부자연스러운 것들을 정리하는 하루 되세요.

 

홍승환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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