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에 와서
홍수희
바다에 와서 산을 바라봅니다
산에서 바다를 바라보았듯이
바다에 와서 산을 바라보는 일은
액자 속에 당신을 매달아 두고
유리판 너머로만 만지작거리는
쓸쓸하고 여전히 외로운 일이지만
오래 기다리는 이 비통도
아름다움인 줄을 아는 까닭에
나, 이대로 사랑이 되기 위하여
바다에 와서 바다를 바라보지 않고
바다에 와서 산을 바라봅니다
* 2023년 8월 24일 목요일입니다.
낯설게 하기 위해서는 다르게 봐야 합니다.
눈높이를 바꿔보는 하루 되세요.
홍승환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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