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의 시 한 편_좋은글, 일기

패랭이꽃 _ 류시화

시 쓰는 마케터 2023. 8. 25. 07:47

 

 

패랭이꽃

 

                        류시화

 

 

살아갈 날들보다

살아온 날이 더 힘들어

어떤 때는 자꾸만

패랭이꽃을 쳐다본다

 

한때는 많은 결심을 했었다

타인에 대해

또 나 자신에 대해

나를 힘들게 한 것은

바로 그런 결심들이었다

 

이상하지 않은가 삶이란 것은

자꾸만 눈에 밟히는

패랭이꽃

누군가에게 무엇으로 남길 바라지만

한편으론 잊혀지지 않는 게 두려워

자꾸만 쳐다보게 되는

패랭이꽃

 

 

* 2023년 8월 25일 금요일입니다.

치우지 않으면 쌓이고, 쌓이면 더 하기 싫은 법입니다.

움직이고 실천하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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