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랭이꽃
류시화
살아갈 날들보다
살아온 날이 더 힘들어
어떤 때는 자꾸만
패랭이꽃을 쳐다본다
한때는 많은 결심을 했었다
타인에 대해
또 나 자신에 대해
나를 힘들게 한 것은
바로 그런 결심들이었다
이상하지 않은가 삶이란 것은
자꾸만 눈에 밟히는
패랭이꽃
누군가에게 무엇으로 남길 바라지만
한편으론 잊혀지지 않는 게 두려워
자꾸만 쳐다보게 되는
패랭이꽃
* 2023년 8월 25일 금요일입니다.
치우지 않으면 쌓이고, 쌓이면 더 하기 싫은 법입니다.
움직이고 실천하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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