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의 시 한 편_좋은글, 일기

가을의 기도 _ 김현승

시 쓰는 마케터 2024. 11. 11. 07:47

 

 

 

가을의 기도

 

                         김현승

 

 

가을에는

기도하게 하소서

낙엽들이 지는 때를 기다려 내게 주신

겸허한 모국어로 나를 채우소서

 

가을에는

사랑하게 하소서

오직 한 사람을 택하게 하소서

가장 아름다운 열매를 위하여 이 비옥한

시간을 가꾸게 하소서

 

가을에는

호올로 있게 하소서

나의 영혼,

굽이치는 바다와

백합의 골짜기를 지나

마른 나뭇가지 위에 다다른 까마귀같이

 

 

* 2024년 11월 11일 월요일입니다.

하기 싫은 일들을 미루다 보면 끝내 하지 못하는 법입니다.

큰 짐이 되기 전에 미리미리 해결하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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