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로는 강도 아프다
김구식
조금만 아파도 강을 찾았었다
늘 거기 있어 편안한 강에
팔매질하며 던져버린 게 많았지만
그 바닥을 생각해 본 적은 없었다
그저 강이니까 걸러내고
그저 물이니가 제 길 가는 줄 알았다
해질 녘 붉은 상처도
강은 깊이 끌어안고 있었고
나는 긴 그림자만 떠안겨 주었다
피울음을 토하기 시작했을 때도
강은 같이 흘러주지 않는 것들을
꼬옥 감싸고 있었다
등 떠밀려 굽은 갈대의 손짓
바다 어귀까지 따라온 붕어의 도약
아파도 같이 흐르면
삶은 뒤섞여서도 아름다우리라고
불현듯 내 가슴에도
푸른 강 한 줄기가 흐르는 것이었다
* 2025년 2월 12일 수요일입니다.
모든 걸 감싸주는 것들은 속앓이가 있는 법입니다.
보이지 않는 것들을 이해하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아침의 시 한 편_좋은글, 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겨울나무 _ 정한용 (1) | 2025.02.14 |
---|---|
바람의 시 _ 이해인 (3) | 2025.02.13 |
겨울풍경을 찍다 _ 안시아 (1) | 2025.02.10 |
좋아서 좋은 사람 _ 오광수 (1) | 2025.02.07 |
장애물 _ 이정하 (1) | 2025.02.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