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의 시 한 편_좋은글, 일기

때로는 강도 아프다 _ 김구식

마음은 늘 어린아해 2025. 2. 12. 11:16

 

 

 

때로는 강도 아프다

 

                                   김구식

 

 

조금만 아파도 강을 찾았었다

늘 거기 있어 편안한 강에

팔매질하며 던져버린 게 많았지만

그 바닥을  생각해 본 적은 없었다

그저 강이니까 걸러내고

그저 물이니가 제 길 가는 줄 알았다

 

해질 녘 붉은 상처도

강은 깊이 끌어안고 있었고

나는 긴 그림자만 떠안겨 주었다

피울음을 토하기 시작했을 때도

강은 같이 흘러주지 않는 것들을

꼬옥 감싸고 있었다

 

등 떠밀려 굽은 갈대의 손짓

바다 어귀까지 따라온 붕어의 도약

아파도 같이 흐르면

삶은 뒤섞여서도 아름다우리라고

불현듯 내 가슴에도

푸른 강 한 줄기가 흐르는 것이었다

 

 

* 2025년 2월 12일 수요일입니다.

모든 걸 감싸주는 것들은 속앓이가 있는 법입니다.

보이지 않는 것들을 이해하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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