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의 시 한 편_좋은글, 일기

비가 와도 좋은 날 _ 채영순

마음은 늘 어린아해 2025. 3. 26. 08:50

 

 

 

비가 와도 좋은 날

 

                             채영순

 

 

옛사람을 기다리는 동안은

창밖에 비가 와도 좋다

 

밤은 넝마처럼

시름시름 앓다

흩어져가고

 

자욱한 안개

님의 입김으로

조용히 걷히우면

하늘엔 비가 와도 좋다

 

세상은 참 아프고 가파르지만

갈매기도 노래하며

물을 나는데

 

엣사람이 그리울 때만은

창밖에 주룩주룩 비가 와도 좋다

속옷이 다 젖도록

비가 와도 좋다

 

 

* 2025년 3월 26일 수요일입니다.

전국에 큰 산불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고마운 비가 필요한 때입니다.

 

홍승환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