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와도 좋은 날
채영순
옛사람을 기다리는 동안은
창밖에 비가 와도 좋다
밤은 넝마처럼
시름시름 앓다
흩어져가고
자욱한 안개
님의 입김으로
조용히 걷히우면
하늘엔 비가 와도 좋다
세상은 참 아프고 가파르지만
갈매기도 노래하며
물을 나는데
엣사람이 그리울 때만은
창밖에 주룩주룩 비가 와도 좋다
속옷이 다 젖도록
비가 와도 좋다
* 2025년 3월 26일 수요일입니다.
전국에 큰 산불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고마운 비가 필요한 때입니다.
홍승환 드림
'아침의 시 한 편_좋은글, 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유리창을 닦으며 _ 문정희 (1) | 2025.03.31 |
---|---|
꽃처럼 웃을 날 있겠지요 _ 김용택 (1) | 2025.03.27 |
세상의 비밀들을 알았어요 _ 김용택 (1) | 2025.03.25 |
연탄 한 장 _ 안도현 (1) | 2025.03.24 |
그대 앞에 봄이 있다 _ 김종해 (0) | 2025.03.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