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의 시 한 편_좋은글, 일기

몽당연필 _ 이해인

시 쓰는 마케터 2018. 7. 10. 11:45




몽당연필


                        이해인



너무 작아 
손에 쥘 수도 없는 연필 한 개가 
누군가 쓰다 남은 이 초라한 토막이 
왜 이리 정다울까 

욕심 없으면 
바보 되는 이 세상에 
몽땅 주기만 하고 
아프게 잘려 왔구나 

대가를 바라지 않는 
깨끗한 소멸을 
그 소박한 순명을 
본받고 싶다 

헤픈 말을 버리고 
진실만 표현하며 
너처럼 묵묵히 살고 싶다 
묵묵히 아프고 싶다



* 2018년 7월 10일 화요일입니다.

희생이 없으면 얻는 게 없는 법입니다.

주변을 한번 더 생각하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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