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윤동주
잃어 버렸습니다.
무얼 어디다 잃었는지 몰라
두 손이 주머니를 더듬어
길에 나아갑니다.
돌과 돌과 돌이 끝없이 연달아
길은 돌담을 끼고 갑니다.
담은 쇠문을 굳게 닫아
길 위에 긴 그림자를 드리우고
길은 아침에서 저녁으로
저녁에서 아침으로 통했습니다.
돌담을 더듬어 눈물짓다
쳐다보면 하늘은 부끄럽게 푸릅니다.
풀 한 포기 없는 이 길을 걷는 것은
담 저 쪽에 내가 남아 있는 까닭이고,
내가 사는 것은, 다만,
잃은 것을 찾는 까닭입니다.
* 2019년 12월 12일 목요일입니다.
세상은 점점 나만 아는 것들이 점점 없어집니다.
공유와 효율을 생각하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아침의 시 한 편_좋은글, 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단순하게 사세요 _ 웨인 다이어 (0) | 2019.12.17 |
---|---|
12월의 독백 _ 오광수 (0) | 2019.12.13 |
생각도 예방주사를 맞았으면 좋겠다 _ 이중삼 (0) | 2019.12.10 |
살아 있는 것은 늘 새롭다 _ 법정스님 (0) | 2019.12.09 |
12월의 노래 _ 이해인 (0) | 2019.12.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