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의 시 한 편_좋은글, 일기

마중물과 마중불 _ 하청호

시 쓰는 마케터 2020. 6. 24. 09:34

 

마중물과 마중불

 

                        하청호


외갓집 낡은 펌프는
마중물을 넣어야 물이 나온다.
한 바가지의 마중물이 땅 속 깊은 곳
물을 이끌어 올려주는 거다.

아궁이에 불을 땔 때도
마중불이 있어야 한다.
한 개비 성냥불이 마중불이 되어
나무 속 단단히 쟁여져 있는
불을 지피는 거다.

나도 누군가의 마음을
이끌어 올려주는 마중물이 되고 싶다.
나도 누군가의 마음을
따뜻하게 지펴주는 마중불이 되고 싶다.

 

 

* 2020년 6월 24일 수요일입니다.

처음 시작을 도와주는 무언가가 있으면 큰 힘이 됩니다.

누군가에게 마중물과 마중불이 되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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