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의 시 한 편_좋은글, 일기

강변역에서 _ 정호승

시 쓰는 마케터 2021. 2. 8. 09:03

 

 

강변역에서

 

                            정호승

 

 

너를 기다리다가
오늘 하루도 마지막 날처럼 지나갔다

너를 기다리다가
사랑도 인생이라는 것을 깨닫지 못했다

바람은 불고 강물은 흐르고
어느새 강변의 불빛마저 꺼져버린 뒤

너를 기다리다가
열차는 또 다시 내 가슴 위로 소리 없이 지나갔다

우리가 만남이라고 불렀던
첫눈 내리는 강변역에서

내가 아직도 너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나의 운명보다 언제나
너의 운명을 더 슬퍼하기 때문이다

그 언젠가 겨울산에서
저녁별들이 흘리는 눈물을 보며
우리가 사랑이라고 불렀던
바람 부는 강변역에서

나는 오늘도
우리가 물결처럼
다시 만나야 할 날들을 생각했다.

 

 

* 2021년 2월 8일 월요일입니다.

'하쿠나마타타' 걱정말라는 뜻의 스와힐리어입니다.

근심과 걱정을 떨쳐버리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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