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의 시 한 편_좋은글, 일기

그 숲에 당신이 왔습니다 _ 김용택

시 쓰는 마케터 2021. 2. 4. 08:59

 

그 숲에 당신이 왔습니다

 

                                김용택
  

그 숲에 당신이 왔습니다
나 홀로 걷는 그 숲에 당신이 왔습니다

어린 참나무 잎이 지기 전에
그대가 와서 반짝이는 이슬을 텁니다

나는 캄캄하게 젖고
내 옷깃은 자꾸 젖어 그대를 돌아봅니다

어린 참나무 잎이 마르기 전에도
숲에는 새들이 날고 바람이 일어
그대를 향해 감추어두었던 길 하나를
그대에게 들킵니다

 

그대에게 닿을 것만 같은 아슬아슬한
내 마음 가장자리에서 이슬이 반짝 떨어집니다

산다는 것이나 사랑한다는 일이나
그러한 것들이 때로는 낯설다며

돌아다 보면 이슬처럼 반짝 떨어지는
내 슬픈 물음이 그대 환한 손등에 젖습니다

 

사랑합니다
숲은 끝이 없고 인생도 사랑도 그러합니다
그 숲
그 숲에
당신이 문득 나를 깨우는 이슬로 왔습니다

 

 

* 2021년 2월 4일 목요일입니다.

모든 일에서 진짜인 양 흉내를 내는 가짜들을 조심해야 합니다.

진짜와 가짜를 구별하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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