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의 시 한 편_좋은글, 일기

사는 맛 _ 정일근

시 쓰는 마케터 2021. 4. 21. 08:55

 

사는 맛

 

                            정일근

 

 

당신은 복어를 먹는다고 말하지만
그건 복어가 아니다, 독이 빠진
복어는 무장 해제된 생선일 뿐이다

일본에서는 독이 든 복어를 파는
요릿집이 있다고 한다, 조금씩
조금씩 독의 맛을 들이다 고수가 되면
치사량의 독을 맛으로 먹는다고 한다
그 고수가 먹는 것이 진짜 복어다

맛이란 전부를 먹는 일이다
사는 맛도 독 든 복어를 먹는 일이다
기다림, 슬픔, 절망, 고통, 고독의 맛
그 하나라도 독처럼 먹어보지 않았다면
당신의 사는 맛도
독이 빠진 복어를 먹고 있을 뿐이다

 

 

* 2021년 4월 21일 수요일입니다.

백신처럼 약간의 독성이 예방주사 효과를 주는 법입니다.

진짜 사는 맛을 느끼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