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나기
탁명주
겨울은 껍질이 두꺼운 계수나무다
어린 나무가 겨울 앞에 꿋꿋할 수 있는 건
바람 맞을 잎이 없음이다
뿌리깊은 리듬으로 오는 설레임이 있음이다
매운 겨울의 혹독한 추위를
껍질 속에 저장하였다가
사월 다스운 봄 햇살에 발효시켜
박하나무는 박하 잎을
계수나무는 계피를 만드는 것이리라
한둥치 겨울옷을 벗을 때마다
고갱이는 굵어지고
껍질은 단단해진다
어린 나무가 바람 소리에 귀기울이는 건
골패인 낙숫물 소문을 듣기 위함이다
껍질 속 비밀스런 세포분열에
향기 짙은 녹수의 싹 힘껏 밀어올릴
물 오른 봄기운을 기다림이다
* 2021년 12월 27일 월요일입니다.
군더더기를 덜어내지 못하면 무거운 법입니다.
한 해의 마지막 주, 필요없는 것들을 버리는 시간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그럴 수 없다 _ 류시화 (16) | 2021.12.29 |
---|---|
깨렴 _ 백창우 (9) | 2021.12.28 |
날마다 성탄일 _ 정연복 (13) | 2021.12.24 |
마음의 태양 _ 조지훈 (13) | 2021.12.23 |
겨울사랑 _ 문정희 (18) | 2021.12.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