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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나기 _ 탁명주

아침의 시 한 편_좋은글, 일기

by 시 쓰는 마케터 2021. 12. 27.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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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나기

 

                     탁명주



겨울은 껍질이 두꺼운 계수나무다

어린 나무가 겨울 앞에 꿋꿋할 수 있는 건
바람 맞을 잎이 없음이다
뿌리깊은 리듬으로 오는 설레임이 있음이다

매운 겨울의 혹독한 추위를
껍질 속에 저장하였다가
사월 다스운 봄 햇살에 발효시켜
박하나무는 박하 잎을
계수나무는 계피를 만드는 것이리라

한둥치 겨울옷을 벗을 때마다
고갱이는 굵어지고
껍질은 단단해진다

어린 나무가 바람 소리에 귀기울이는 건
골패인 낙숫물 소문을 듣기 위함이다
껍질 속 비밀스런 세포분열에
향기 짙은 녹수의 싹 힘껏 밀어올릴
물 오른 봄기운을 기다림이다

 

 

* 2021년 12월 27일 월요일입니다.

군더더기를 덜어내지 못하면 무거운 법입니다.

한 해의 마지막 주, 필요없는 것들을 버리는 시간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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