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릇
김시천
그릇이 되고 싶다
마음 하나 넉넉히 담을 수 있는
투박한 모양의 질그릇이 되고 싶다
그리 오랜 옛날은 아니지만
새벽 별 맑게 흐르던 조선의 하늘
어머니 마음 닮은 정화수 물 한 그릇
그 물 한 그릇 무심히 담던
그런 그릇이 되고 싶다
누군가 간절히 그리운 날이면
그리운 모양대로 저마다 꽃이 되듯
지금 나는 그릇이 되고 싶다
뜨겁고 화려한 사랑의 불꽃이 되기보다는
그리운 내 가슴 샘물을 길어다가
그대 마른 목 적셔줄 수 있는
그저 흔한 그릇이 되고 싶다
* 2022년 2월 25일 금요일입니다.
작은 그릇에 억지로 무언가를 채우려하면 넘치기 마련입니다.
채우기 전에 그릇을 키우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아침의 시 한 편_좋은글, 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랑법 _ 강은교 (16) | 2022.03.02 |
---|---|
마음먹기에 달렸어요 _ 정현종 (15) | 2022.02.28 |
글에도 마음씨가 있습니다 _ 오광수 (14) | 2022.02.24 |
희망이라는 이름의 해독제 _ 송시현 (8) | 2022.02.22 |
기다림의 나무 _ 이정하 (6) | 2022.02.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