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
황형철
내 뒷모습은 나 자신의 절반인 것인데
사이도 좋게 딱 반반씩 나눈 것인데
번번이 앞모습만 매만졌다
벽에 의자에 침대에 바위에 나무에 너에게
툭하면 앉고 기댄 탓에
세상의 소란 다 삼킨 채
짓눌린 나의 뒤여
아무것도 가질 수도 만질 수도 없이
잠잠한 그늘만 드리운 뒤야말로
응당 앞이 아닐까 하는 생각
뒤라고 알고 지낸 많은 것들이
실은 진짜 앞이 아닐까 하는
* 2022년 3월 4일 금요일입니다.
내일이면 개구리가 겨울잠에서 깨어난다는 경칩입니다.
코로나도 우크라이나 사태도 우리 정치에도 봄날이 왔으면 좋겠네요.
한 주 마무리 잘 하시고 편안한 주말 되세요.
홍승환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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