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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필 깎는 시간 _ 김재진

아침의 시 한 편_좋은글, 일기

by 시 쓰는 마케터 2022. 3. 7.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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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필 깎는 시간

 

                     김재진

 

 

마음속에서 누군가
속삭이듯 이야기할 때 있습니다.

사각거리며 걸어가는 눈 위의 발소리처럼
내 마음속의 백지 위로 누군가
긴 편지 쓸 때 있습니다.

한 쪽 무릎 세우고
뭔가를 깎아 보고 싶어 연필을 손에 쥡니다.

주전자의 물이 끓는 겨울 저녁 9시
유리창엔 김이 서립니다.
내 마음에도 김이 서립니다.

때로 몸이 느끼지 못하는 걸
마음이 먼저 느낄 때 있습니다.

채 깎지 않은 연필로 종이 위에
'시간'이라 써 봅니다.
좀 더 크게 '세월'이라 써 봅니다.
아직도 나는
내게 허용된 사랑을 다 써버리지 않았습니다.

 

 

* 2022년 3월 7일 월요일입니다.

작은 시간들이 모여 세월이 되고 인생이 됩니다.

한 주의 시작 힘차게 출발하세요.

 

홍승환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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