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만난 사람은 모두 아름다웠다
이기철
잎 넓은 저녁으로 가기 위해서는
이웃들이 더 따뜻해져야 한다
초승달을 데리고 온 밤이 우체부처럼
대문을 두드리는 소리를 듣기 위해서는
채소처럼 푸른 손으로 하루를 씻어놓아야 한다
이 세상에 살고 싶어서 별을 쳐다보고
이 세상에 살고 싶어서 별 같은 약속도 한다
이슬 속으로 어둠이 걸어 들어갈 때
하루는 또 한 번의 작별이 된다
꽃송이가 뚝뚝 떨어지며 완성하는 이별
그런 이별은 숭고하다
사람들의 이별도 저러할 때
하루는 들판처럼 부유하고
한 해는 강물처럼 넉넉하다
내가 읽은 책은 모두 아름다웠다
내가 만난 사람은 모두 아름다웠다
나는 낙화만큼 희고 깨끗한 발로
하루를 건너가고 싶다
떨어져서도 향기로운 꽃잎의 말로
내 아는 사람에게
상추잎 같은 편지를 보내고 싶다
* 2022년 4월 14일 목요일입니다.
모든 사람은 그 사람만의 장점이 있다고 믿습니다.
장점을 발휘하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아침의 시 한 편_좋은글, 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침 이슬 _ 문정희 (14) | 2022.04.18 |
---|---|
자리 _ 조용미 (16) | 2022.04.15 |
해마다 봄이 되면 _ 조병화 (18) | 2022.04.13 |
4월의 시 _ 김철기 (10) | 2022.04.12 |
마음 _ 이동진 (16) | 2022.04.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