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안의 소금 원피스
김혜순
슬픔을 참으면 몸에서 소금이 난다
짜디짠 당신의 표정
일평생 바다의 격렬한 타격에 강타당한 외로운 섬
같은 짐승의 눈빛
짧은 속눈썹 울타리 사이
파랑주의보 높아 바닷물 들이치는 날도 있었지만
소금의 건축이 허물어지지는 않았다
따가운 흐느낌처럼 손끝에서 피던 소금꽃
소금, 내 고꾸라진 그림자를 가루 내어 가로등 아래 뿌렸다
소금, 내 몸속에서 유전하는 바다의 건축
소금, 우리는 부둥켜안고 서로의
몸속에서 바다를 채집하려 했다.
오늘은 일어나자마자 염전이 문을 열었다.
나는 아침부터 바다의 건축이 올라오는 소리 들었다.
나는 몸속에 입었다.
소금 원피스 한 벌.
* 2022년 6월 13일 월요일입니다.
해결되지 않은 과거는 언제든 현재의 나에게 다시 찾아 온다고 합니다.
문제를 해결하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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