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의 시 한 편_좋은글, 일기

내 안의 소금 원피스 _ 김혜순

시 쓰는 마케터 2022. 6. 13. 08:10

 

 

내 안의 소금 원피스

 

                                           김혜순

 

 

슬픔을 참으면 몸에서 소금이 난다

짜디짠 당신의 표정

일평생 바다의 격렬한 타격에 강타당한 외로운 섬

같은 짐승의 눈빛

 

짧은 속눈썹 울타리 사이

파랑주의보 높아 바닷물 들이치는 날도 있었지만

소금의 건축이 허물어지지는 않았다

따가운 흐느낌처럼 손끝에서 피던 소금꽃

 

소금, 내 고꾸라진 그림자를 가루 내어 가로등 아래 뿌렸다

소금, 내 몸속에서 유전하는 바다의 건축

 

소금, 우리는 부둥켜안고 서로의

몸속에서 바다를 채집하려 했다.

 

오늘은 일어나자마자 염전이 문을 열었다.

나는 아침부터 바다의 건축이 올라오는 소리 들었다.

 

나는 몸속에 입었다.

소금 원피스 한 벌.

 

 

* 2022년 6월 13일 월요일입니다.

해결되지 않은 과거는 언제든 현재의 나에게 다시 찾아 온다고 합니다.

문제를 해결하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