끄적끄적_써보기 24

나 _ 홍승환

나 홍승환 나라는 존재에 대해 생각해 본다나라는 존재가 하루하루 새로운 시간들을 만들어 낸다나라는 존재는 문득문득 낯익은 시간들을 경험한다 나른한 머리속이 찌릿하며 두 눈에 촛점이 흐려진다나라는 존재는 언젠가 이 시점을 경험했던 것인가나는 이 시간을 다른 존재로 겼었을 지도 모른다데.쟈.뷰. 나이가 들수록 더 자주 만나게 된다 나를 알고 있는 사람나를 둘러싼 많은 사람나로 인해 발생되는 모든 일들나는 정답을 알고있다 내가 쓰고 있는 인생의 한 페이지 한 페이지마지막 장을 넘기는 그 순간나는 나에서 영원으로 바뀌고 만다 나는 언젠가는 사라지고 만다내 머리속은 까맣게 변하고 만다그리곤 다시 나는 다른 내가 된다

가 _ 홍승환

가 홍승환 가라고 말하면가버리는 사람이 있다 가라고 말해도가지않는 사람이 있다 가라고 말하는 건가지 말라고 말하지 못해 하는 말이다 가라고 가라고 가라고마지 못해 말해버린 나는가지 않고 기다리는 너를 시험해 보는 말이다 가고 오지 않는 사람을 생각하며가지않는 너를 시험해 보는 말이다 가는 사람은 오지 않는 사람은가지 못하는 나이기 때문이다. 가라 가라 가버려가식을 버리고 진실만을 알려다오.

신정석가(新鄭石歌) _ 불멸의 사랑

신정석가(新鄭石歌) 홍승환 장미 한 송이를 책상에 심어 그 꽃이 만발하게 될 때까지임과 이별하지 않겠습니다. 밤하늘에 별들이 이별이란 글자를 만들기 전에는임과 이별하지 않겠습니다. 한여름밤에 눈이내려 눈사태가 나기 전에는임과 이별하지 않겠습니다. 서울거리에 야자수가 무르익어 그 열매를 따먹기 전에는임과 이별하지 않겠습니다. 민들레 홀씨를 튀겨 모래에 심어 그 꽃이 만발하기 전에는임과 이별하지 않겠습니다. 청아한 하늘에 달이 스무개가 뜨기 전에는임과 이별하지 않겠습니다. 먹구름 낀 장마철에 해가 스무개가 뜨기 전에는임과 이별하지 않겠습니다. 푸른바다에 손을 담가 손끝부터 발끝까지 온몸이 파랗게 물들기 전에는임과 이별하지 않겠습니다. 온 세상 사람들이 머리에 하얀원을, 어깨에 하얀날개를 달기 전에는임과 이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