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명적인 바람 이희중 살갗에 닿아 아찔한 순간이 있지, 어떤 바람 그 바람을 말로 옮길 수 있을까 이를테면 초가을 늦은 하오 숲으로 걸어갈 때 내 곁에 아무도 없을 때 슬쩍 옆 이마 또는 어깨죽지를 건드리고 가는 속눈썹을 미세하게 흔드는, 서늘하고 아득한, 흐르는 무엇을 몸으로 겪는, 두렵고도 매혹적인 어느 곳 어느 때로 나를 실어가려는 듯한 전생 어느 때 겪은 치명적 느낌 아니면 태어나 처음 숨쉬던 느낌일까 기억해낼 수는 없지만 내 생이 전체를 뒤흔드는, 아니면 뒤흔들 듯한 언젠가 꼭 뒤흔들었던 것 같은 기다린다고 곧 오지 않는 그런 바람이 불면 * 2022년 8월 25일 목요일입니다. 아침 바람이 확연히 시원해졌습니다. 치명적인 바람을 느껴보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