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시 16

아무도 없는 별 _ 도종환

아무도 없는 별                                  도종환  아무도 없는 별에선그대도 나도 살 수 없다달맞이꽃이 피지 않는 별에선해바라기도 함께 피어나지 않고폭풍우와 해일이 없는 곳에선등 푸른 물고기도 그대의 애인도살 수 없다때로는 화산이 터져 불줄기가온 땅을 휩쓸고 지나고그대를 미워하는 마음 산을 덮어도미움과 사랑과 용서의 긴 밤이 없는 곳에선반딧불이 한 마리도 살 수 없다때로는 빗줄기가 마을을 다 덮고도 남았는데어느 날은 물 한 방울 만날 수 없어목마름으로 쓰러져도그 물로 인해 우리가 사는 것이다강물이 흐르지 않는 별에선그대도 나도 살 수 없다낙엽이 지고 산불에산맥의 허리가 다 타들어가도외로운 긴 밤과 기다림의 새벽이 있어서우리가 이 별에 사는 것이다  * 2024년 10월 2..

별을 바라보며 _ 효림

별을 바라보며                              효림  한 일억 광년 정도 멀리 서서아예 저 광활한 우주 끝을 지나 그 너머에서여기 우리가 날마다 지지고 볶으며 살고 있는 이 지구를반짝이는 작은 별로 바라보고 싶다 민들레가 피고 들국화가 피고그리고 누군가는 사랑을 하고또 누군가는 아픈 가슴으로 이별을 하고전쟁을 하고 사람이 죽고사연들이 그냥 반짝이는 빛으로만 보이겠지오늘밤 저 하늘에서 빛나는 별들 나는 혹시 저 중의 별 하나에서 왔는지도 모른다그리고 그 별에서 일어나는 수많은 사연들을여기에서 반짝이는 작은 빛으로 바라보고 있는 것이겠지  * 2024년 7월 1일 월요일입니다.한 해의 새로운 절반이 시작되었습니다.보람되고 다정한 여정이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홍승환 드림

별 _ 신형주

별                           신형주  가슴에 별을 간직한 사람은어둠 속에서 길을 잃지 않는다 소멸하는 빛 흐느끼고별이 낡은 구두를 벗어 놓는다 절대 고독, 허공에 한 획 긋는다별을 삼킨 강 뒤척인다 가슴에서 별이 빠져나간 사람은어둠 속에서 절벽을 만난다  * 2024년 6월 25일 화요일입니다.별빛이 쏟아지는 하늘을 본 지가 한참입니다.별을 찾아보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오늘은 행복하다 _ 김후란

오늘은 행복하다                            김후란  별들이 뜬 강물이다황홀한 노랫소리 함께 흐른다 너의 손을 잡고밤이 깊어도 세월이 가도바다에 합쳐지는 먼 그날을 향해끝없이 별을 주우며 흘러간다 별과 노닐며이 세상 어느 기슭에나눈물 젖은 사랑의 말 꽃 피우는열정의 언어속 깊은 정 넘치는 그 눈빛에가슴이 벅차올라 부서지면서 오늘은 행복하다 이 강물에함께 취해 흐르는꿈길이다  * 2024년 4월 26일 금요일입니다.정제되지 않은 날것들이 주는 힘이 있습니다.그리고 거기에는 불편함도 같이 있기 마련입니다.한 주 마무리 잘 하시고 편안한 주말 되세요. 홍승환 드림

어둠을 묶어야 별이 뜬다 _ 임영석

어둠을 묶어야 별이 뜬다 임영석 거미는 밤마다 어둠을 끌어다가 나뭇가지에 묶는다 하루 이틀 묶어 본 솜씨가 아니다 수천 년 동안 그렇게 어둠을 묶어 놓겠다고 거미줄을 풀어 나뭇가지에 묶는다 어둠이 무게를 이기지 못해 나뭇가지가 휘어져도 그 휘어진 나뭇가지에 어둠을 또 묶는다 묶인 어둠 속에서 별들이 떠오른다 거미가 어둠을 꽁꽁 묶어 놓아야 그 어둠 속으로 별들이 떠오르는 것이었다 거미가 수천 년 동안 어둠을 묶어 온 사연만큼 나뭇가지가 남쪽으로 늘어져 있는 사연이 궁금해졌다 무엇일까 생각해 보니 따뜻한 남쪽으로 별들이 떠오르게 너무 많은 어둠을 남쪽으로만 묶었던 거미의 습관 때문에 나무도 남쪽으로만 나뭇가지를 키워 왔는가 보다 이젠 모든 것들이 혼자서도 어둠을 묶어 놓을 수 있는 것은 수천 년 동안 거미..

별 한 점 _ 나태주

별 한 점 나태주 하늘에 별 한 점 흐린 하늘을 열고 어렵사리 나와 눈 맞추는 별 한 점 어디 사는 누구일까 나를 생각하는 그의 마음과 그의 기도가 모여 별이 되었다 나의 마음과 나의 기도와 만나 더욱 빛나는 별이 되었다 밤하늘에 눈물 머금은 별 한 점 * 2024년 3월 21일 목요일입니다. 실패는 삶에서 불필요한 것들을 제거해줍니다. 또 한 단계 발전하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별 한 점 _ 나태주

별 한 점 나태주 하늘에 별 한 점 흐린 하늘을 열고 어렵사리 나와 눈 맞추는 별 한 점 어디 사는 누구일까 나를 생각하는 그의 마음과 그의 기도가 모여 별이 되었다 나의 마음과 나의 기도와 만나 더욱 빛나는 별이 되었다 밤하늘에 눈물 머금은 별 한 점 * 2024년 1월 31일 수요일입니다. 잘 보이지 않던 별이 유난히 잘 보이는 밤이 있습니다. 별이 빛나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별을 흘리는 아이 _ 박하

별을 흘리는 아이 박하 별을 흘리고 다니는 아이야 손 끝에 발 밑에 은하수를 담은 아이야 나는 너를 위해 기꺼이 우주가 되겠다 아무도 없는 공간에 오직 너만 밝히는 어둠이 되겠다. * 2023년 2월 6일 월요일입니다. 입춘과 정월대보름이 지나간 주말이었습니다. 새로운 한 주, 다시 힘차게 출발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우리가 어느 별에서 _ 정호승

우리가 어느 별에서 정호승 우리가 어느 별에서 만났기에 이토록 서로 그리워 하느냐 우리가 어느 별에서 그리워 하였기에 이토록 서로 사랑하고 있느냐 사랑이 가난한 사람들이 등불을 들고 거리에 나가 풀은 시들고 꽃은 지는데 우리가 어느 별에서 헤어졌기에 이토록 서로 별빛마다 빛나느냐 우리가 어느 별에서 잠들었기에 이토록 새벽을 흔들어 깨우느냐 해 뜨기 전에 가장 추워하는 그대를 위하여 저문 바닷가에 홀로 사람의 모닥불을 피우는 그대를 위하여 나는 오늘밤 어느 별에서 떠나기 위하여 머물고 있느냐 어느 별의 새벽길을 걷기 위하여 마음의 칼날 아래 떨고 있느냐 * 2021년 12월 8일 수요일입니다. 아주 작은 인연 하나가 세상을 바꾸기도 합니다. 소중한 인연 만드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사랑하는 별 하나 _ 이성선

사랑하는 별 하나 이성선 나도 별과 같은 사람이 될 수 있을까. 외로워 쳐다보면 눈 마주쳐 마음 비춰주는 그런 사람이 될 수 있을까 나도 꽃이 될 수 있을까. 세상일이 괴로워 쓸쓸히 밖으로 나서는 날에 가슴에 화안히 안기어 눈물짓듯 웃어주는 하얀 들꽃이 될 수 있을까. 가슴에 사랑하는 별 하나를 갖고 싶다. 외로울 때 부르면 다가오는 별 하나를 갖고 싶다 마음 어두운 밤 깊을수록 우러러 쳐다보면 반짝이는 그 맑은 눈빛으로 나를 씻어 길을 비추어주는 그런 사람 하나 갖고 싶다. * 2021년 9월 13일 월요일입니다. 엎질러진 물을 주워 담긴 어렵지만, 깨끗이 닦아낼 수는 있습니다. 대안을 생각하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