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시 2

청소를 하면서 _ 김귀녀

청소를 하면서 김귀녀 무릎을 꿇고 걸레질 한다 허리를 굽히고 머리를 숙이고 상처로 얼룩진 마음 구석구석 말끔하게 걸레질 한다 앙금으로 남아있던 욕망의 뿌리 얼룩으로 진득거렸던 삶의 찌꺼기 물기 머금은 부드러운 걸레로 박박 닦는다 어두운 세상 그늘진 곳에서 새순처럼 돋아나던 근심의 잔뿌리 아직도 뽑아내지 못한 교만의 쓴 뿌리 실꾸리 엉키듯 얼키설키 꼬여서 내 안에 나를 흔들며 시름 산을 만들던 부질없는 것들 힘껏 닦아낸다 * 2023년 6월 5일 월요일입니다. 하지 못하는 이유의 대부분은 게으름입니다. 움직이고 시작하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청소를 하다 만난 것들

청소를 하다 만난 것들 박상희 언젠가 쓰일 것이라 챙겨둔 것들 이제 보니 아무 작에도 쓸모가 없다 한정된 공간을 그저 차지하고 우두커니 있다 흔하지 않아 아껴 두었던 것들 기억이 소중하여 간직해 둔 것들 먼지만 자욱이 쌓여 있다 세월이 감에 이렇듯 쓸모없는 것들을 차곡차곡 가슴에다 담아두고 쪼그려 앉아있다 더러는 비워야 하는 것을 훌훌 털어야 했던 것을 숨이 막히도록 쌓아 두었다 때로는 가슴앓이를 하면서도 때로는 눈물을 흘리면서 한 점 버리지 못한 것들 청소를 하다 만난 것들이 나를 보며 한숨을 쉰다. 쪽거울 안에서 웃는 사람이 이제 버릴 것은 버리고 살라며 거울 속에서 빙그레 웃는다. * 2022년 10월 17일 월요일입니다. 카카오톡, 카카오뱅크, 다음메일, 티스토리가 안 되네요. 하나로 모든 것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