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를 하면서
김귀녀
무릎을 꿇고 걸레질 한다
허리를 굽히고
머리를 숙이고
상처로 얼룩진 마음
구석구석 말끔하게 걸레질 한다
앙금으로 남아있던
욕망의 뿌리
얼룩으로
진득거렸던 삶의 찌꺼기
물기 머금은
부드러운 걸레로 박박 닦는다
어두운 세상 그늘진 곳에서
새순처럼 돋아나던
근심의 잔뿌리
아직도 뽑아내지 못한
교만의 쓴 뿌리
실꾸리 엉키듯
얼키설키 꼬여서
내 안에 나를 흔들며
시름 산을 만들던
부질없는 것들 힘껏 닦아낸다
* 2023년 6월 5일 월요일입니다.
하지 못하는 이유의 대부분은 게으름입니다.
움직이고 시작하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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