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시 5

시월 _ 만성

시월                         만성  10월은 시월이다적당히 시원하고 적당히 쓸쓸하다혼자도 좋고 누구와 오랜만에 만나도 좋다선선한 아침도 좋고 노곤한 저녁도 좋다시간에서 행간을 읽을 수 있는 계절이다10월은 시가 어울리는 계절이다  * 2024년10월 18일 금요일입니다.단풍이 조금씩 보이면서 가을이 성큼 다가온 한 주입니다.한 주 마무리 잘 하시고 편안한 주말 되세요. 홍승환 드림

10월 _ 임영준

10월 임영준 혹시 다 마셔버렸나요 빈 잔을 앞에 두고 후회하고 있나요 옆구리가 시리고 뼈마디가 아린가요 차분히 지켜보세요 저 깊은 하늘 소(沼)에서 붉은 술이 방울져 내릴겁니다 다시 잔을 가득 채웁시다 그리고 남은 날들을 위해 건배 합시다 * 2023년 10월 4일 수요일입니다. 넉넉한 추석 연휴 편히 쉬셨습니까? 건강하고 즐거운 10월 한 달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시월 이야기 _ 이향지

시월 이야기 이향지 만삭의 달이 소나무 가지에서 내려와 벽돌집 모퉁이를 돌아갑니다 조금만 더 뒤로 젖혀지면 계수나무를 낳을 것 같습니다 계수나무는 이 가난한 달을 엄마 삼기로 하였습니다 무거운 배를 소나무 가지에 내려놓고 모로 누운 달에게 "엄마" 라고 불러봅니다 달의 머리가 발뒤꿈치까지 젖혀지는 순간이 왔습니다 아가야아가야 부르는 소리 골목을 거슬러 오릅니다 벽돌집 모퉁이가 대낮 같습니다 * 2022년 10월 4일 화요일입니다. 하루 하루 가을이 깊어가는 10월입니다. 화요일부터 시작되는 한 주, 힘차게 출발하세요. 홍승환 드림

10월 _ 오세영

10월 오세영 무언가 잃어간다는 것은 하나씩 성숙해 간다는 것이다 지금은 더 이상 잃을 것이 없는 때, 돌아보면 문득 나 홀로 남아 있다 그리움에 목마르던 봄날 저녁 분분히 지던 꽃잎은 얼마나 슬펐던가 욕정으로 타오르던 여름 한낮 화상 입은 잎새들은 또 얼마나 아팠던가 그러나 지금은 더 이상 잃을 것이 없는 때, 이 지상에는 외로운 목숨 하나 걸려 있을 뿐이다 낙과落果여 네 마지막의 투신을 슬퍼하지 말라 마지막의 이별이란 이미 이별이 아닌 것 빛과 향이 어울린 또 한번의 만남인 것을 우리는 하나의 아름다운 이별을 갖기 위해서 오늘도 잃어가는 연습을 해야 한다 * 2021년 10월 5일 화요일입니다. 산다는 것은 수많은 처음을 만들어가는 끊임없는 시작입니다. 괜찮은 처음들을 만드는 하루 되세요. 홍승환 드림

10월 _ 오세영

10월 오세영 무언가 잃어간다는 것은 하나씩 성숙해 간다는 것이다 지금은 더 이상 잃을 것이 없는 때, 돌아보면 문득 나 홀로 남아 있다 그리움에 목마르던 봄날 저녁 분분히 지던 꽃잎은 얼마나 슬펐던가 욕정으로 타오르던 여름 한낮 화상 입은 잎새들은 또 얼마나 아팠던가 그러나 지금은 더 이상 잃을 것이 없는 때, 이 지상에는 외로운 목숨 하나 걸려 있을 뿐이다 낙과落果여 네 마지막의 투신을 슬퍼하지 말라 마지막의 이별이란 이미 이별이 아닌 것 빛과 향이 어울린 또 한번의 만남인 것을 우리는 하나의 아름다운 이별을 갖기 위해서 오늘도 잃어가는 연습을 해야 한다 * 2018년 10월 1일 월요일입니다.달력이 바뀌면서 바람도 바뀌었습니다.환절기 감기 조심하시고 즐거운 한 주의 시작 되세요. 홍승환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