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월 이야기
이향지
만삭의 달이
소나무 가지에서 내려와
벽돌집 모퉁이를 돌아갑니다
조금만 더 뒤로 젖혀지면
계수나무를 낳을 것 같습니다
계수나무는 이 가난한 달을
엄마 삼기로 하였습니다
무거운 배를 소나무 가지에 내려놓고
모로 누운 달에게
"엄마"
라고 불러봅니다
달의 머리가 발뒤꿈치까지 젖혀지는 순간이 왔습니다
아가야아가야 부르는 소리
골목을 거슬러 오릅니다
벽돌집 모퉁이가 대낮 같습니다
* 2022년 10월 4일 화요일입니다.
하루 하루 가을이 깊어가는 10월입니다.
화요일부터 시작되는 한 주, 힘차게 출발하세요.
홍승환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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