훗날이 오늘이다
유안진
나 밖을 떠도는 내가 찾아다니는
시간이 거꾸로 흐르는 그 우주 어딘가
머릿속 전두엽과 후두엽 사이
틈 없는 틈새를
호시탐탐 노리다가 내 안으로 들어와서
거꾸로 흐르는 시간 안에 나를 잡아두고 싶어하는
내 눈
응시하고 있으면서도 보고 있지 않는 눈동자
그 너머로 얼핏 잡힌 뻥 뚫린 거긴가
등잔 밑이 어둡다고
먼 데가 가까운 데라고
훗날이 오늘이라고
고개 드니
입구이자 통로이자 출구의 문인
내 눈동자 너머로 광활한 虛空
beyond here and now
나를 열지 않고는 들어갈 수도 없고
나를 닫지 않고는 나갈 수도 없는 훗날의 거기를
오늘 여기로 살아야 한단다
* 2022년 8월 10일 수요일입니다.
먼 훗날로 생각했던 날이 바로 오늘일 수 있습니다.
최선을 다하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아침의 시 한 편_좋은글, 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빈 마음 _ 법정 스님 (30) | 2022.08.12 |
---|---|
말의 포만 _ 김남조 (15) | 2022.08.11 |
장마 _ 장성희 (22) | 2022.08.09 |
원근법 _ 권경인 (22) | 2022.08.08 |
연탄 한 장 _ 안도현 (28) | 2022.08.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