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의 시 한 편_좋은글, 일기

사는 맛 _ 정일근

시 쓰는 마케터 2022. 9. 30. 08:10

 

 

사는 맛

 

                              정일근

 

 

당신은 복어를 먹는다고 말하지만
그건 복어가 아니다, 독이 빠진
복어는 무장 해제된 생선일 뿐이다

일본에서는 독이 든 복어를 파는
요릿집이 있다고 한다, 조금씩
조금씩 독의 맛을 들이다 고수가 되면
치사량의 독을 맛으로 먹는다고 한다

그 고수가 먹는 것이 진짜 복어다
맛이란 전부를 먹는 일이다

사는 맛도 독 든 복어를 먹는 일이다
기다림, 슬픔, 절망, 고통, 고독의 맛

그 하나라도 독처럼 먹어보지 않았다면
당신의 사는 맛도
독이 빠진 복어를 먹고 있을 뿐이다

 

 

* 2022년 9월 30일 금요일입니다.

희노애락 속에 사는 맛이 있습니다.

기쁨과 즐거운 사는 맛을 느끼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