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냄새
이수호
바람의 몸에선 냄새가 나지
예까지 걸어오며
어루만진 것들의 냄새
창밖을 서성이다 들어온 몸에서
물비늘처럼 싱싱한
백합이 떨어지네
머물지 않는다는 듯
나른한 구들장에 꽃잎을 재우고
가볍게 일어서는 바람
꽃잎 대신 어둠이 묻어있네
구들장에 누워있던 곰팡이들의
다소 오래된 슬픔
씻으려는 듯 호수 위를 뒹구는
바람의 몸에선 냄새가 나지
지나온 길들의 이력 같은
* 2023년 6월 12일 월요일입니다.
여름바람의 냄새가 나는 아침입니다.
한 주의 시작 힘차게 출발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아침의 시 한 편_좋은글, 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살아 있는 것은 흔들리면서 _ 오규원 (8) | 2023.06.14 |
---|---|
빨랫줄 _ 서정춘 (18) | 2023.06.13 |
시 _ 나태주 (16) | 2023.06.09 |
한세상 사는 것 _ 이외수 (14) | 2023.06.07 |
청소를 하면서 _ 김귀녀 (10) | 2023.06.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