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의 시 한 편_좋은글, 일기

바람의 냄새 _ 이수호

시 쓰는 마케터 2023. 6. 12. 08:20

 

 

바람의 냄새

                          이수호


바람의 몸에선 냄새가 나지
예까지 걸어오며
어루만진 것들의 냄새

창밖을 서성이다 들어온 몸에서
물비늘처럼 싱싱한
백합이 떨어지네

머물지 않는다는 듯
나른한 구들장에 꽃잎을 재우고
가볍게 일어서는 바람

꽃잎 대신 어둠이 묻어있네
구들장에 누워있던 곰팡이들의
다소 오래된 슬픔

씻으려는 듯 호수 위를 뒹구는
바람의 몸에선 냄새가 나지
지나온 길들의 이력 같은


* 2023년 6월 12일 월요일입니다.
여름바람의 냄새가 나는 아침입니다.
한 주의 시작 힘차게 출발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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